서각작가 일탄

서각작가 일탄 고석용의

이 땅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흔적에 취해
새긴 것 들을
나를 사랑하는 분들과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무엇을 얻고 남기고자 함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즐거움을 얻었고
살아온 저의 一面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는 지금
나 자신에게 행복한 최면을 겁니다.

한송이 들꽃 이라도 참으로
나는 나여서 다행 이라고….

-2008 일탄 고석용전 초대의 글 中


일탄 금문

서각의 의미

서각은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 세계에요. 한마디로 깨달음의 예술이라고 할 수있죠. 고사성어나 좋은 글귀를 발췌해서 각으로 새기고 다듬어서 머리맡에 걸어놓아요. 늘 그것을 보며 감상하고, 그 글귀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다 보면 오감이 깨어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갈 때 내면에 여유가 있어야 행복하지 어떤 물질적인 것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없다는 것을 서각을 하면서 깨닫게 됐어요. 어떻게 생각하면 서각은 가장 한국적인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서양의 다른 미술세계도 있지만 서각은 우리의 정서를 순화시켜 줄 수 있고, 한국 사람의 정서에 맞아 떨어지는 예술이지요.

저는 작품 한 점, 한 점이 정신과 주치의라고 생각해요. 제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깨달았던 생각이나 느낌, 혹은 좋은 고사성어를 가지고 작품을 많들잖아요. 그 작품들은 내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어요.  그래서 외로울 때나 화가 날 때 혹은 욕심이 앞서거나 지혜가 부족할 때 언제든지 머릿속에 있던 글귀들이 떠올라요. 제가 제 자신을 스스로 치료하는 것이죠. 만약 제가 이 학문에 심취해있지 않고 미술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양파 껍질이 벗겨지듯 자신을 고갈 시켰을 거에요.

하지만 작품을 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또 머릿속에 떠오르는 화두를 따라 반복적으로 작업하는 일련의 행동들이 저를 성장하게 해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해 주었죠. 아마 예술을 하시는 분들은 어떤 예술을 하시든지 동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0.05 樿으로 가는 길 中


하이브리드 시대의 서각의 창조성

현대문화예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장르를 뛰어넘어 자유롭게 사고하고 서로 융합하며 새로운 실험으로 창의성을 발현시키는 일이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는 분명히 하이브리드 시대이다. 혼혈이나 잡종을 의미하는 하이브리드 개념은 오늘날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중심동력으로 등장했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실시간으로 교루가 가능한 사이버스페이스는 잡종의 공간이며 통신공간의 언어는 잡종언어이다. 기계와 장치, 제도와 문화는 물론 생물의 영역에서도 하이브리드는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날로그의 장점인 속도와 디지털의 장점인 정확도를 모두 살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컴퓨터가 등장하고 가솔린 엔진에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엔진을 장착한 하이브리드카는 대기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청정자동차를 지향하고 있다. 유전공학 역시 생물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합성 변형시켜 인류에게 유용한 산물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고 유전병의 치료 등에 공헌했다.

일탄 고석용의 서각 작품 ‘고향’을 보면 동요속의 자신의 고향을 형상화한 것이다. 한동안 잊었던 고향의 신작로를 작가는 굴렁쇠를 굴리며 신나게 달리고 있다. 구름과 산과 바다, 그리고 고향의 아름다운 정경이 작가와 일체를 이루고 아늑하게 들려오는 고향의 봄 노래 소리가 생중계되듯 화면 가득히 클로즈업 되고 있다. 미술, 문학, 음악 어느 특정장르의 표현보다도 정감있고 실감나게 다가와 우리를 감동시킨다. 서각이 입체예술로 서예, 회화, 조각, 공예를 융합한 종합예술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예술의 진수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예이다.

이번 전시의 서각작품은 그 성격이 한글과 한문을 조형화한 환조와 조각, 서예로 나눌 수 있다. 조각 작품으로 한글을 기호의 이미지로 형상화한 ‘소망’은 그 간결함과 상징성이 돋보인다. ‘관觀’은 한문의 결구를 인체의 구조로 재미있게 의인화한 작품으로 그의 뛰어난 조형감각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서예작품인 ‘기도’는 문자의 기호성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기도하는 소녀의 청순한 이미지를 상징한 수작이다.

서각은 미술의 어느 장르보다도 대중성이 강한 예술이다. 특히 문자성의 회화적 표현은 대중적 흡입력이 강하다. 서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조형요소인 점, 선, 면, 입체의 형태, 색채, 재료 등 미술이 갖추어야할 모든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서각이 우리 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예술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현대서각의 이론적 기초를 놓은 남계 이현춘 선생은 표현대상의 본질을 명확하게 드러내기 위한 미적효과를 높이는 문자의 데포르마숑화를 주장했다. 전통서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재미있는 문자놀이로 감동을 주는 작품에는 데포르마숑 원리가 비밀처럼 담겨 있다는 논리에서다. 변화, 통일, 단순, 과장의 4가지 원리를 작가가 적절하게 적용하여 끊임없는 실험과 노력을 기우릴 때 좋은 작품이 얻어질 수 있다는 이유이다.

일탄 고석용의 작품에는 이와 같은 조형원리가 그대로 녹아있다. 특히 그의 감성적 품부성과 뛰어난 조형감각은 우리들을 감동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시대의 미학정신을 견인하는 일탄 서각의 창조성은 전통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새로운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일탄의 또 다른 변화가 기대된다.

서예문화연구원

2008.06 月刊 書藝文化 


일탄 평생의 동반자인 사랑스러운 아내가 정리해둔 기사들 中

일탄 고석용 부부

예술의 전당 개인전 中

예술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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